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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상식사전

'솔섬 사진'에는 저작권이 없다

by Spike Lee, 2019. 10. 28.

동해안 강릉 앞 바다에 '솔섬이란 곳이 있다. 작고 조용한 섬인데 저작권 분쟁으로 유명해졌다. 사진작가인 마이클 케나의 솔섬 작품과 D항공사의 광고에 사용된 솔섬사진 사이에 저작권 침해 분쟁이 일어난 것이다.

출처 : 마이클 케나, 솔섬사진, 저작권분쟁 자료1

이 사진은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사진으로 솔섬을 배경으로 하는 사진이다. 흑백사진이며 바다에 비친 솔섬이 특징이다. 차분한 느낌을 주며 우울감마저 들게 한다. 하늘에는 먹구름 또는 짙은 안개 가 표현되어 있다.

출처 : 솔섬 사진 - D항공사 광고 사용, 저작권분쟁 자료2

D항공사 광고에 사용된 이 사진은 같은 솔섬을 찍은 사진이다. 컬러 사진이며 바다에 비친 나무 모양이 마이클 케나의 사진과 같다. 솔섬에 있는 나무는 바다에 비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섬은 작다. 하늘에는 구름이 있으며 편안하고 휴식같은 느낌을 준다. 

위 두 장의 사진은 서로 저작권 침해일까? 같은 장소의 풍경을 찍게 되면 누가 찍어도 그 장소가 표현된다. 솔섬은 누구나 사진으로 찍을 수 있으므로 '솔섬사진'이라는 점은 저작권 침해 판단의 핵심 사항은 아니다. 오히려 같은 장소를 두고 다른 작가들이 어떤 표현을 했는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같은 장소를 찍은 것에 주목한다면 관광지에서 찍는 자연 경관은 먼저 찍은 사람에 저작권이 인정되는 모순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사진의 저작권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 빛의 양, 셔터속도 등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사진 속에 드러나게 된다. 소섬이라는 피사체의 선정은 같지만 각 사진에 드러난 작가의 표현은 같다고 볼 수 없다. 두 장의 사진이 주는 느낌은 다르다. 그 만큼 작가의 표현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솔섬사진으로 먼저 유명해진 사진작가의 입장에서 자신의 사진 구도를 따라한 사진이 곱게 보일리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경치는 누구나 사진 찍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저작권 분쟁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솔섬을 찍은 사진에는 저작권이 있지만 다른 사람이 비슷한 구도로 솔섬의 사진을 찍었다고 해서 저작권침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풍경과 관련된 재미있는 저작권 분쟁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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